여행 중 가장 많이 한 생각 하나
여행 중 가장 많이 한 생각 하나여행을 다녀오면 사람들은 묻는다. 뭐가 제일 좋았냐고, 어디가 기억에 남았냐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다른 대답을 하게 된다. 장소도, 음식도, 사람도 아닌, 여행 내내 가장 많이 했던 생각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그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다.“나는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았을까.” 풍경 앞에서 자꾸만 일상이 떠올랐다여행지의 풍경은 충분히 낯설었고, 아름다웠다. 처음 보는 거리, 처음 맡는 공기, 지도 없이 걷는 시간.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앞에서 감탄보다 먼저 떠오른 건, 일상이었다. 회사 메일, 미뤄둔 약속, 끝내지 못한 일들. 이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차지했다.나는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왜 이렇게 다음을 생각하고..
2026. 2. 16.
여행지에서 길 위의 소리만 기록한 글
여행지에서 길 위의 소리만 기록한 글여행을 하면 보통 눈이 먼저 바빠진다.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화면을 확인한다. 하지만 어느 날의 여행에서는 이상하게도, 보고 싶은 마음보다 듣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그래서 나는 그날 하루를, 풍경 대신 길 위의 소리만 기록하기로 했다. 보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보다, 들으면 더 오래 남는 것들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소리는 붙잡을 수 없어서 더 진짜 같았다여행지의 길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눈보다 귀를 열었다. 돌길 위를 밟을 때 나는 소리, 멀리서 섞여 오는 말들, 어디선가 닫히는 문 소리. 소리는 늘 먼저 도착하고,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사진은 프레임을 고르게 하지만, 소리는 선택할 수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동시..
2026. 2. 15.